“공을 많이 보는 게 우선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메이저리거 추신수(39)가 마침내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3타수 무안타에, 삼진 2개를 당한 게 추신수가 기록한 첫 경기 성적이다.
추신수는 21일 창원NC파크에서 벌어진 NC와 SSG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2주 자가격리를 마치고 11일 팀에 합류한 추신수는 KT,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하지 않아 이날 시범경기가 KBO리그 데뷔전이 됐다. 그는 SSG 임시 유니폼인 ‘인천군 유니폼’에, 스타킹을 무릎 바로 아래까지 올려 신은 특유의 ‘농군 패션’ 차림으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타자인 고종욱이 볼넷으로 1루로 진출한 상태였다.
추신수는 NC 선발투수 웨스 파슨스가 던진 첫 투구를 타석에 서서 바라봤다. 148㎞ 속구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두 번째는 슬라이더로 볼이 됐다. 2개의 투구를 본 추신수는 세 번째로 파슨스가 던진 148㎞ 속구에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볼은 양의지 미트에 박혔고 추신수의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2스트라이크 1볼에서 파슨스는 바로 148㎞ 속구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을 찔렀다. 추신수의 KBO 첫 타석이 루킹 삼진으로 기록되는 순간이다. 추신수는 좌우 폭이 넓다는 듯, 벤치에 들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추신수는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시범경기에선 투수들의 타이밍을 살피고 KBO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을 많이 볼 수 있도록 시범경기에서 타격을 자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두 번째 타석에서도 추신수는 또다시 볼 4개에 삼진을 당하며 뜻대로 타격이 안 되는 모양새였다. 이날 예정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바뀐 NC 투수 송명기가 던진 첫 볼인 속구를 서서 본 후, 이어 들어온 145㎞ 속구를 좌익수 뜬 공으로 치며 경기를 마쳤다. 이날 처음으로 쳐낸 외야 타구다. 추신수가 이날 타석에서 경험한 투구수는 총 10개다.
추신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좋은 투수의 공을 봐 도움이 많이 된 경기였다”며 “첫 삼진은 공이 빠진 줄 알고 전력분석팀에 확인 했더니 정확히 스트라이크존에 걸쳤다.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추신수는 당분간 수비에 나서지 않고 타격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원형 감독은 “23일 롯데전까지는 타석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며 “수비 코치와 상의 후 수비 투입 여부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이후 약 6개월 동안 수비 등 그라운드 훈련을 못 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우익수 한유섬이 좌익수 경험이 부족해 다양한 외야 경험이 있는 추신수가 좌익수로 주로 기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시범경기는 지난 시즌 챔피언 NC가 새 외국인 선수 파슨스의 3이닝 무실점(탈삼진 4개) 호투와 박민우·권희동·이명기의 홈런포에 힘입어 SSG를 11–3으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