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두 번째 매치업은 '한국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과 '독사' 최철한 9단의 대결. 무려 62번째 만남이다. 상대 전적은 33승 28패로 최철한 9단의 근소한 우세. 최철한 9단은 2000년대 초반 천하무적이던 이창호 9단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정상궤도에 오른 기사로 유명하다. 기록을 살펴보면 두 기사 간의 대결 중 절반이 훌쩍 넘는 32판이 결승 무대였다. 당시 타이틀을 앞둔 고지전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본선 16강 진출자 중 명인전 우승 경험이 있는 기사 역시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이 유이하다. 이창호 9단은 열세 번, 최철한 9단은 한 번의 우승 경력이 있다.
초반 백12까지 서로 무난한 포석. 이창호 9단의 좌변 흑9 착점에서 유행보단 자신이 아는 길을 가겠다는 결연함이 보인다. 흑13의 붙임에 백14로 손을 빼는 것은 쌍방 기세의 진행. 흑15로는 1도 흑1이 가장 간명한 길이다. 흑3, 5 역시 쉽고 직관적인 수법. 흑11까지 흑이 발 빠른 포석 진행이다. 이창호 9단은 실전 흑15를 선택하며 실리보단 균형에 치중하는 모양새. 흑이 흑21로 손을 돌렸을 때 등장한 백22가 다소 아쉬운 공격. 2도 백1로 실속을 차리며 공격하는 편이 나았다. 백7, 9까지 상변에 백 집이 꽤 크게 형성된다. 실전은 흑이 흑25, 27의 수순을 밟으며 선수를 뽑은 모습.
정두호 프로 3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