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 내에서 빈발하는 '아시아 혐오' 사건을 어떻게 평가할까. 중국 언론업계에서 종사하는 한 미국인의 트윗을 보면, 이들은 "그렇게 중국 욕을 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는 입장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에서 근무하는 미국 출신 언론인 이언 구드럼은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타임스의 "왜 아시아 혐오가 급증했나"라는 칼럼을 붙인 후, 미국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악시오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영어권 매체가 실었던 '중국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일러스트와 헤드라인을 늘어놓았다.
현재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지난 정부 인사들이 '혐중' 정서를 적극 일으키며 정치에 동원한 이들을 비판하는 여론이 있지만, 그는 주류 언론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구드럼은 "거울을 보라"라는 이미지를 잇대어 놓기도 했다.
구드럼은 텍사스 출신 미국인이지만 2016년 미국 언론계를 떠난 후 차이나데일리에 취업하면서 중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중국에서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중국 혐오가 극심해지기 전에 이곳에 왔기 때문에 서구의 '반중' 내러티브에 따르지 않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입장은 중국 정부나 주요 언론의 입장과 대체로 일치한다. 국수주의 성향의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의 유독한 영향력과는 별도로, 미국 매체와 언론인들 역시 증거 없는 편견어린 보도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킨 데 대해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아시아 출신 외교 전문가들은 포린폴리시 기고를 통해 "중국 국영언론은 이미 미국 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를 부각시키면서, 중국 정부야말로 해외에서 '핍박받는' 중국계의 대변자인 양 선전 활동을 하고 있다"며 "미국 내 아시아인 증오 범죄는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