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家)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사측에서 추천한 감사위원 후보의 독립성을 지적했다. 30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동생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과의 표대결을 앞두고 우호지분 확보에 나선 행보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19일 법률대리인을 통한 서면 인터뷰에서 "회사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최대주주 인척의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번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로서는 가장 중요한 요건에 부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한국앤컴퍼니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하는 주주서한을 공개하고 이 교수의 선임에 대표이사직을 걸었다. 반면 사측 추천 후보인 김 후보는 조현범 사장의 장인인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에서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과 시민사회비서관을 역임했다. 조 부회장은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조 사장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다.
조 부회장은 이 교수에 대해 "내부 상황이나 외부 환경을 고려할 때 더 이상 회사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을 했다"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이사회의 일원으로 거버넌스 강화를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3% 룰'을 적용하는 감사위원 선출을 담고 있는 개정 상법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분리 선출 감사위원회 위원이 대주주와 경영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면 이번 개정 상법의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며 "분리 선출 감사위원으로는 회사가 아닌 소수주주의 주주제안 후보가 우선적으로 선임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 부회장은 이번 주총 표대결이 회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고, 어떤 직함에도 연연하지 않는다"며 "주요 주주 중 한 사람으로 회사와 모든 주주, 임직원과 함께 안정적이고 신속한 경영 판단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 외에 부회장,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등 다른 직책에 대해서는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주총 이후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예정"이라며 불분명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조 부회장은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 개시심판 청구는 경영권 다툼과 별개라고 주장했다. "여느 가정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을 자주 뵙고 있으며 성년 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건강이 좋지 못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식된 도리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