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농심, K라면 열풍 타고 해외서 ‘훨훨’… 아쉬운 오뚜기

입력
2021.03.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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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짜파구리'·삼양 '불닭볶음면'으로 해외 성과
오뚜기, 해외 수출 '더딘 걸음'… 해외 기반 취약 평가


'K라면' 열풍으로 지난해 라면업체 빅3가 실적 상승세를 누렸지만, 오뚜기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해외에서 역대 최대 기록으로 '실적 잔치'를 벌인 반면, 오뚜기의 성적표는 신통치 않아서다. 오뚜기는 가정간편식(HMR), 냉장·냉동식품 수요 증가로 내수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수년째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지 못하면서 실적 향상의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잘 만든 ‘히트상품’ 하나, 기업 먹여 살린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이 지난해 대비 35.8% 늘어난 3,703억 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늘었다.

삼양식품은 해외 유통망을 강화하고 주력 수출 제품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삼양식품 측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바탕으로 불닭소스 등 주력 판매 제품을 확대했고 유통망 효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신라면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내세워 지난해 해외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40%가량을 차지한다. 농심은 일찌감치 미국과 중국 현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해 생산량을 늘리면서 짜파구리 인기로 급증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했다.



반면 오뚜기는 수년간 해외 매출 비중이 8~9%대로, 경쟁사에 비해 해외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오뚜기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수혜로 전년 동기(2,109억 원) 대비 14%가량 해외 매출이 상승했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는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업계에선 오뚜기가 대표상품 진라면 외에도 케찹, 카레, 참치 등 내수 중심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한 것이 수출에는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짜파구리, 불닭볶음면처럼 K푸드로 대변할 만한 주력 상품에 집중하지 못했고, 대부분의 상품이 한인 위주로 판매되며 인지도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오뚜기가 내수 중심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뚜기는 올해 베트남 라면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와 중화권을 중심으로 수출에 고삐를 당기겠다는 목표다. 오뚜기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 대형 유통 입점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중이며, 향후 유럽,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 등 수출 영토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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