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김연경 vs ‘여유’ 라자레바...

입력
2021.03.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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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플레이오프


김연경(33ㆍ흥국생명)과 안나 라자레바(24ㆍ기업은행)가 '봄 배구'에서 격돌한다.

정규리그 2위 흥국생명과 3위 기업은행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시즌 초반 두 팀의 전력 차는 흥국생명이 압도했지만, 시즌 중ㆍ후반 흥국생명의 팀 전력이 크게 흔들린 탓에 이번 플레이오프 승부는 예측이 쉽지 않다.

일단 정규시즌 상대 전적에선 흥국생명이 4승 2패로 앞섰다. 흥국생명은 특히 1~4라운드에서 기업은행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셧아웃 승리를 네 차례나 거뒀다. 하지만 이재영ㆍ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팀에서 이탈한 5, 6 라운드 두 차례 대결에선 기업은행이 모두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김연경은 기업은행과 6번의 대결에서 공격 성공률 48.0%로, 올 시즌 전체 자신의 공격 성공률(45.9%)을 웃돌았다. 오픈 공격도 45.5%(점유율 27.1%)로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했고, 리시브(효율 30.9%ㆍ점유율 20.4%)와 디그(세트당 4.3개)도 역시 기업은행전에서 더 강한 면모를 보였다.

문제는 이번 플레이오프는 이재영ㆍ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김연경은 쌍둥이 자매가 있던 1~4라운드 기업은행전에서 공격 성공률 51.6%(점유율 29.6%), 오픈 공격 성공률 49.2%를 찍었다. 하지만 쌍둥이 자매가 빠진 5~6라운드에서는 공격 성공률은 41.4%(점유율 30.7%), 오픈 공격 성공률도 39.5%로 크게 떨어졌다. 팀 공격을 사실상 도맡으면서 체력이 떨어진 데다 상대 블로커들도 김연경만 집중 수비하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백업 세터 김다솔과의 호흡 문제도 있을 수 있다.

레프트의 한 축인 김미연이 김연경의 짐을 나눠 맡아야 한다. 18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도 김미연의 이름이 자주 나왔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키플레이어를 지목해 달라는 질문에 “김미연”이라고 했고, 김우재 기업은행 감독도 “김미연과 브루나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미연은 5~6라운드 기업은행전에서 공격 성공률 21.1%(점유율 16.7%)에 리시브 효율 20.6%를 기록했다. 시즌 공격 성공률(30.2%)에 크게 못 미치는데, 결국 김미연이 얼마나 공격력을 끌어올리느냐도 관건이다.

반면 기업은행 라자레바는 다소 여유롭다.

라자레바는 흥국생명과 6번의 대결에서 공격 성공률 47.7%(점유율 39.0%)에 오픈 공격 성공률도 42.7%를 찍었다. 시즌 평균 공격 성공률(43.4%)보다 높다. 특히 5~6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는 공격 성공률을 무려 60.5%(점유율 42.4%)로 끌어올렸고 오픈 공격은 53.9%로 가공할 공격력을 뽐냈다.

허리 통증이 변수였는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한 상태다. 라자레바는 지난 7일 인삼공사전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허리에 자주 손을 갖다 댔다. 이에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를 앞둔 정규리그 최종전(12일 GS칼텍스전)에 라자레바를 투입하지 않았다. 라자레바는 12일까진 보강 훈련 위주로,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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