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 홋스퍼가 유로파리그 16강에서 짐을 쌌다. 불과 2년 전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도전했던 토트넘의 조기 탈락 충격으로 주요 선수들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1·2차전 합계 점수 2-3으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초 경기는 토트넘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유리했다.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던 토트넘은 1점 차로 패배해도 8강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자그레브는 경기를 앞두고 조란 마미치 감독이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사임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였기에 토트넘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손흥민 없는 토트넘은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전반전은 0-0에 그쳤고, 후반에는 완전히 무너졌다.
K리그에서 ‘오르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오르시치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토트넘을 침몰시켰다. 오르시치는 후반 17분 로브로 마예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38분 추가골로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연장 후반 1분에는 토트넘의 수비벽을 돌파한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오르시치는 2015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첫해부터 33경기 9골 7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했던 선수다. 울산 현대에서는 2017년 38경기 10골 3도움, 2018년 14경기 4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토트넘은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에릭 라메라, 루카스 모우라 등이 분전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손흥민의 공백이 드러났다. 결정적인 슛은 상대 골키퍼에게 연이어 막혔다.
유로파리그 조기 탈락으로 내년도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조제 모리뉴 감독에 대한 경질론을 넘어, 주요 선수들이 토트넘을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대표팀 출신이자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피터 크라우치는 “케인은 유로파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선수다. 손흥민도 유로파리그보다 더 높은 무대에서 뛸 자격이 있다. 물론 둘이 토트넘에 충성심이 있지만 이런 경기 결과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