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美의 부속국 돼 중일관계 파괴" 미일 공동성명 날선 비판

입력
2021.03.17 21:48
18일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듯

중국이 미국과 일본 외교ㆍ국방장관의 공동 성명을 두고 일본이 미국의 부속국으로 전락했다며 날선 비판을 퍼부었다. 일본이 미국의 손을 잡고 자국의 대외정책을 공격하면서 내정을 간섭했다는 이유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강압적이고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과 일본 외교ㆍ국방장관의 성명에 대해 평론을 요구받자 “일본은 중국의 부흥을 막기 위한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려고 미국의 전략적 부속국이 돼 중일 관계를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늑대를 끌어들여 지역 내 국가의 이익을 팔아먹는 행위는 부끄러운 짓이고 인심을 얻을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미일 공동 성명은 중국의 외교 정책을 악의적으로 공격하고 중국 내정에 심각하게 개입하며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려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자오 대변인은 또 “미국과 일본은 냉전식 사고를 고수하면서 의도적으로 집단적 대결에 관여하며 반중국 포위망을 조성하려 한다”며 “시대적 흐름 및 평화와 발전, 공동 기대에 대한 협력을 추구하는 역내와 세계 대다수 나라에 대해 완전히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이 중일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비롯해 홍콩과 신장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자오 대변인은 “이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떠한 외국의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 기시 노부오(岸信夫) 일본 방위장관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미일 외교ㆍ국방장관(2+2)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일 동맹과 중국 견제 의지를 분명히 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이 미일 2+2 회담 내용에 대해 분노를 쏟아냈지만 18일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이 미국과의 고위급 대면 회담에서 자국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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