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 된 니켈 수소 배터리를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교체하기 위한 5년간의 작업을 마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지난주 니켈 수소 배터리가 보관된 무려 2.9톤의 외부 팔레트를 대형 로봇팔 '캐나담2(Canadarm2)'를 이용해 우주에 폐기했다.
교체된 폐배터리는 2007년 ISS에서 우주인 클레인 앤더슨이 임무에 따라 우주에 투기한 약 640kg의 암모니아가 들어 있는 탱크의 두 배 이상으로 지구 표면에서 약 427km 상공에 떠 있는 우주에 배출된 가장 거대한 쓰레기다.
원래 일본의 무인우주화물선(HTV)을 이용해 폐기될 니켈 수소 배터리를 회수할 계획이었지만 2018년 10월 ISS와 지구를 잇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해온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 직후 발사체 엔진 고장으로 추락해 추진체에서 분리된 캡슐을 타고 있던 우주인 알렉세이 오브친(러시아)과 닉 헤이그(미국)가 지구로 비상착륙해 구조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우주유영 등 일정이 틀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2018년 말 무인우주화물선(HTV)은 ISS에서 철수했고 거대한 쓰레기를 우주에 버리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측은 '니켈 수소 배터리가 적재된 외부 팔레트는 대기권에 진입하기 전 저궤도에서 2~4년간 떠돌 것이며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무해하게 모두 불타 소멸될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산물들이 서서히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되어 되돌아오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우주에는 인공위성 잔해, 발사에 사용된 로켓 본체, 부품, 우주 쓰레기끼리 충돌로 생기는 미세 쓰레기를 비롯해 우주비행사가 떨어뜨린 장갑, 공구 등 약 3만4,000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우주 쓰레기 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돌발 상황으로 인한 충돌, 폭발 등 잠재적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이미 1997년 미국 델타 로켓의 파편이 미국 오클라호마의 털사에서 길을 걷던 여성을 향해 떨어졌고 2018년에는 중국 텐궁 1호의 추락 지점을 예상하지 못해 지구촌에 큰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