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참위 조사 방해’... 前애경 대표 집행유예

입력
2021.03.16 16:00
'자료 미제출' 2명, 징역6월·집유 2년 선고
청문회 증인 불출석한 3명도 벌금형 받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당시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애경그룹 계열사 전직 대표 2명이 1심에서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16일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윤규 전 애경산업 대표와 안재석 전 AK홀딩스 대표에게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전 대표는 2019년 8월 사참위로부터 사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받고도 ‘해당사항 없음’ 회신 문서만 내는 등 이 사건 진상규명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전 대표는 사건 대응 담당 임직원들의 직책과 연락처 등을 제공해 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사참위는 전 국민적 관심사였던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하며 출범했다”며 “피고인들의 자료 제출과 출석, 진술은 진실 규명에 매우 중요했던 부분”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자료 제출을 회피하거나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 사실상 사참위 조사를 방해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과 함께 재판에 회부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에겐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양모 전 애경산업 전무와 최모 전 SK케미칼 스카이바이오팀 팀장도 벌금 700만원씩을 선고받았다. 고 전 대표와 양 전 전무, 최 전 팀장은 청문회 증인 출석 요구에 불응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회적참사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자료 또는 물건을 제출하지 않은 사람’과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