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오는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외교·국방 장관회의(2+2회의) 직후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합의문에 가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11차 SMA를 타결한 한미 양국이, 미 고위 관료 방한에 맞춰 일종의 '동맹 세리머니' 차원에서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1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은 17일 방한하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18일 '2+2회의'를 갖는다. '2+2회의' 직후 양측은 회의에 참여한 4명의 장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SMA 협정문에 가서명을 할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2+2회의'를 계기로, 공식 서명식을 여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상정, 대통령 재가 등 공식 서명 전 필요한 국내 절차를 마무리하기에 시간이 촉박해 가서명식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서명은 통상 양국 협상 대표가 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 측에선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가 나서고, 미국 측에선 도나 웰턴 국무부 방위비분담 협상대표 또는 동급의 인사가 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지난 10일 올해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작년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년 한국 국방비 인상률과 연동하는 것을 골자로 한 11차 SMA를 타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때부터 끌어온 지난 1년여간의 협정 공백 위기를 타개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분담금 상승 폭이 크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번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에는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행은 북핵 협상 수석 대표를 거쳐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미 국무부 내에서 대표적 한반도통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