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국서 동시다발 압수수색... 신고센터 하루 새 제보 70건

입력
2021.03.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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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 강제수사 
경찰 "국민적 관심 높아 속도 낼 것"
LH→ 공무원·산하기관·시의원 확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3기 신도시 등 전국의 개발 예정지를 매입한 공무원들에 대해 동시다발적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LH 직원뿐 아니라 일반 공무원과 시의원, 산하기관까지 전방위적으로 수사대상을 넓히고 있다. 경찰이 하루 만에 70건의 제보를 접수했고, 정부합동조사단에서 추가로 수사의뢰하는 사건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사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5일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내 토지를 매입한 광명시 공무원 A씨와 시흥시의원 B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5곳에 수사관 24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광명시청 6급 직원인 A씨는 지난해 7월 초 광명시 가학동 소재 임야 793㎡를 4억 3,000만원에 본인과 가족 3명 등 4명 공동명의로 매입했다. A씨가 ‘쪼개기 방식’으로 사들인 토지는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에 포함돼 있으며, 수원∼광명 고속도로 바로 옆이면서 KTX 광명역과 3㎞가량 떨어져 있다. A씨는 해당 토지 일부를 불법으로 형질변경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B의원은 도시개발 관련 상임위 소속이던 2018년 9월 딸 명의로 3기 신도시 예정지구인 시흥시 과림동 일대 임야를 1억원에 매입한 후 2층짜리 ‘나홀로 건물’(30여㎡ 규모)을 신축해 ‘알박기’ 의심을 사고 있다. 이 건물 인근에는 고물상 외 별다른 시설이 없어, B의원이 보상금을 더 받으려고 투기성 신축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도 전철 역사 예정지 땅 투기 의혹을 받았던 경기 포천시 간부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날 포렌식 요원 등 수사관 14명을 동원, 포천시 공무원 C씨 주거지와 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C씨는 지난해 9월 담보대출과 신용대출로 40억원을 빌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노선의 역사 예정지 인근 2,600여㎡ 땅과 단층 조립식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C씨가 매입한 땅은 현재 유력하게 검토 중인 역사에서 100m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C씨가 2018년 말부터 2019년 말까지 포천시 도시철도 연장사업 담당 부서 간부로 근무해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직무 관련성을 확인 중이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도 부산 기장군 일광신도시 입찰과 관련한 비리 혐의가 있는 부산도시공사 직원 수사와 관련해 이날 도시공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문제의 직원이 2018년 자신이 담당하던 일광신도시 지역 부지 입찰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참여한 것으로 보고 내사를 진행해 왔다. 이 직원은 해당 지역의 상가용지 분양 당시 도시공사 부지를 정부 공매사이트인 ‘온비드’에 올리는 업무를 맡았고, 지인들과 함께 투자한 것처럼 계약서를 꾸며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도시공사 측은 지난해 말 감사에 착수해 해당 직원을 파면했다.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드러난 경찰 수사대상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수사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임은 명확히 드러냈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LH 직원은 물론이고 지자체 공무원과 산하기관 직원, 시의원까지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이끄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이날부터 부동산 투기 신고센터를 본격 운영하기 시작해 수사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고센터는 직통번호 '02-3150-0025'를 통해 각종 부동산 투기 제보·민원을 접수한다. 주요 신고대상에는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직원의 내부정보 부정 이용 행위뿐 아니라 민간 부동산 투기행위와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 등도 포함된다. 신고센터는 운영 첫날인 이날 오후 5시까지 벌써 70건의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높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수사의뢰 사건은 물론이고 자체 첩보, 센터신고 접수까지 투기 의혹과 관련된 모든 내용은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이종구 기자
신지후 기자
부산 = 권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