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으로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의 배우자가 신도시 인근 농지를 '쪼개기 매입'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박 차관의 배우자는 2016년 9월 경기 평택시 현화리 613 토지 중 일부를 농업법인을 통해 5,000만 원에 매입했다. 박 차관 배우자의 지분은 전체 2,612㎡ 중 66㎡(20평)이며, 현재 총 34명이 해당 토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입 당시 박 차관은 농업 관련 시민단체인 지역농업네트워크의 대표였다. 이후 박 차관은 농식품부 농정개혁위원, 한국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 등을 거쳐 청와대 농해수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차관 배우자는 박 차관이 청와대에 재직하던 2019년 8월 이 땅을 4,500만 원에 팔았다.
결과적으론 500만 원 손해를 봤지만, 해당 토지가 평택 서부권 최대 규모의 민간 도시개발사업인 화양지구 개발사업 부지와 접해 있다는 점에서 '쪼개기 투자' 의혹이 나왔다. 또 평택의 다른 도시개발사업지인 현화지구와는 1㎞ 떨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박 차관 배우자가 해당 토지를 주말농장용으로 매입한 것으로 투기 목적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투기 목적이 아닌데도 굳이 토지를 매각한 데 대해선 "청와대 비서관으로 갈 때 박 차관이 해당 토지의 존재를 인지했다"며 "청와대는 법률 위반 이상으로 (도덕성을) 검증하는 곳이다 보니 본인이 판매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