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철수 향해 "윤석열 아바타 자처하나"

입력
2021.03.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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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띄우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검찰 수사를 촉구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아바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 후보는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민 안철수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청원을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LH 투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이 글에서 야권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을 다섯 번이나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윤 전 총장의 마음을 담아 공직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공정한 칼날을 들이댔던 윤 전 총장이 퇴임하자마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면 안 된다”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신의 한 수’를 찾아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윤 전 총장이 걱정했던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 예언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야권 안팎에서는 향후 윤 전 총장 정계 입문에 대비해 안 후보가 본격적인 구애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안 후보는 14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윤 전 총장과)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이나 저나 같은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윤 전 총장과 안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를 향해 “제2의 BBK, MB 아바타”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망을 품고 있었던 검찰총장의 마음이 담겨서 검찰이 수사를 지휘한다면 과연 공정한 수사라고 시민들이 신뢰하겠느냐”며 “정치에 검찰을 끌어들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세훈, 안철수 두 후보는 현재 (검ㆍ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법적으로 불가한 검찰 수사 지휘를 주장하고 있다”며 땅투기 의혹 해소를 위해서는 특별검사 도입이 최선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는 이제 윤석열 아바타를 자처하는가”라며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사람이 체면이 있지, 아무리 마음이 급하다고 윤석열 팔이에 나섰다는 게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이성택 기자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