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현 감독이 꼽은 GS칼텍스 우승 비결 “원 팀”

입력
2021.03.14 16:56
22면


시즌 개막 전까지는 여자배구 GS칼텍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32)을 영입하고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 이재영ㆍ다영(25)을 각각 재계약과 신규 영입으로 품은 흥국생명 전력이 워낙 강했기 때문이다. 이내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져스(흥국생명은 어벤져스)’란 수식어가 붙었는데, 그리 과장이라고 여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의 이름값은 떨어져도 ‘원 팀’으로 똘똘 뭉친 GS칼텍스는 시즌 내내 묵묵히 ‘우승팀의 자격’을 갖춰가고 있었다. 4라운드까지 열린 20경기에서 GS칼텍스는 13승 7패, 흥국생명은 17승 3패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흥국생명의 우승으로 기울어가고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팀 내 불화설과 외국인선수 루시아(29)의 부상 교체, 여기에 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영ㆍ다영 자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흥벤져스’는 급격히 무너졌다.

결국 흥국생명은 1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전에서 0-3으로 패하면서 한 경기를 남겨두고 20승 9패(승점 58)를 거둔 GS칼텍스에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다. 흥국생명의 최종 성적은 19승 11패(승점 56). 5, 6라운드 10경기에서 2승8패라는 최악의 결과를 떠안고 결국 플레이오프로 밀려나게 됐다.

GS칼텍스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건 2008~09시즌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막판 6연승이 우승 조기 확정에 큰 힘이 됐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우승을 확정한 뒤 구단을 통해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와 선수단이 서로를 믿는 조직력이 살아나며 끝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가장 높은 평가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선수들의 자신감”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주장인 이소영이 중심을 잘 잡아줬고, 팀의 고참인 한수지와 김유리가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며 “웜업존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걸 느꼈고, 이 선수들의 성장이 우승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가 돼 노력해 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GS칼텍스는 26일부터 5전3선승제로 열릴 챔피언결정전에서 사상 첫 통합우승을 향해 뛴다. 상대는 흥국생명(2위)과 IBK기업은행(3위)의 플레이오프 승자다. 차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은 통합우승을 향한 열망으로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1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선두 대한항공이 이상열 감독 사퇴란 악재를 맞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3-0(25-17 25-17 25-21) 완승을 거뒀다. 21승 10패(승점 61)가 된 대한항공은 2위 우리카드(19승 12패ㆍ승점 55)와의 격차를 승점 6으로 벌리며 1위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김형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