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역할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같이 만들어나가는 것입니다.”
이젠 기업도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시대가 변한 만큼,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란 의미로 해석됐다. 최태원 차기 대한상의 회장이 생존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문한 경영철학이다.
14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공유주거 하우스에서 열린 ‘스타트업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함께 이날 행사에 자리한 최 회장은 국내 주요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박 회장에게는 마지막, 최 회장에게는 첫 공식행사”라며 “당시 비공개로 진행된 행사를 며칠간 영상 편집해 오늘 유튜브에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스타트업 대표들과 신구 대한상의 회장들 간의 만남은 법·제도 혁신을 계속 이어가 달라는 박 회장의 의중과 미래 세대를 위한 역할을 두고 고민하던 최 회장의 뜻에 따라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간담회엔 조강태 MGRV 대표(공유주거 서비스 : 포지티브 규정 애로), 김동민 JLK 대표(비대면 진료 원천 금지 문제), 송민표 코액터스 대표(청각장애인 택시 관련 샌드박스 신청)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샌드박스와 관련, “규제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바꾸면 더 좋은 게 되진 않는지, 바꿨을 때 피해자는 누구이고, 수혜자는 누가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제도”라며 “규제를 바꿨을 때 사회 전반에 좋은 거라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어 “(실증 기간에) 규제를 바꿀 수 있는 근거와 데이터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며 “샌드박스를 통해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일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대한상의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질문바구니’를 통해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스타트업 대표들의 질문을 받아 답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스타트업 대상 테드(Ted)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에 “어떤 형태로든 스타트업과 소통해서 대한상의 활동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기업과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질문에는 “기업의 역할은 돈만 버는 것이 아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이윤을 창출해 세금을 많이 내는 게 기업의 역할이었다”며 “다만 세상의 사회적 문제들이 점점 복잡해지다보니 기업도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서부터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고 그것으로 돈도 벌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모래시계를 선물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모래시계는 뒤집으면 시작되고, 또 뒤집으면 다시 시작되는 끝없는 시간을 상징한다”며 “박 회장, 최 회장 그리고 대한상의가 젊은 사업가들을 끝까지 도와드리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