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실업률, 21년 만에 최고…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입력
2021.03.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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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실업률 5.4%, 1999년 10월 후 최고
OECD 평균 6.8%보단 낮지만 악화 기조
'청년·여성 실업률'은 계속 나빠지고 있어

한국의 실업률이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 세계가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절대적 수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만 많은 국가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유독 우리나라만 수치가 역주행하면서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용한파는 청년층에게 더 가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4일 국제노동기구(ILO)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집계한 1월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실업률은 5.4%로 전월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OECD 평균이 6.8%인 점을 감안할 때 수치상으로는 ‘선방’한 셈이다. 전체 실업률 순위 역시 통계가 집계된 회원국 27개국 가운데 18위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우선 이번 실업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인 1999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9월부터 악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나아질 기미 역시 보이지 않는다. OECD 회원국의 올해 1월 평균 실업률은 한달 전인 작년 12월과 같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4월 평균 8.8%로 치솟은 뒤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4월 실업률이 14.8%에 달했지만 1월에는 6.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물론 OECD 회원국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 전인 작년 2월에 비해서는 여전히 실업률이 높은 상황이지만 부진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셈이다.

실업의 충격은 청년·여성들에게 더 직접적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우리나라 청년(15∼24세) 실업률이 미국(11.2%)보다 높은 것을 비롯, 25개국 중 15번째로 3계단 상승했다. 성별 실업률 역시 남자가 4.9%, 여자가 6.1%로 남녀간 격차가 1.2%포인트에 달해 OECD 평균치(0.4%포인트)보다 컸다. OECD 평균 남녀 실업률 격차는 작년 4월 0.9%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점차 좁혀져 그 해 2월의 0.3%포인트와 거의 비슷해졌다.

허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