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은 어디 있나. 5일째 소식이 없다. 경찰서에선 잡아가지 않았다고 말한다. 도대체 내 아들은 어디 있나." 어머니의 절규는 아비규환 속에 묻혔다.
미얀마의 아들딸들이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 10, 20대 청춘이다.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가 늘고 있지만 집계에 잡히지도 않는다. 주검으로 돌아올 뿐이다. 사망 70여 명, 체포 2,000여 명 그리고 그 숫자조차 모르는 실종자들…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조사관은 미얀마 군부를 "불법 살인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12일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전역의 시위 현장과 경찰서, 군 기지 등에는 자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부모들로 넘쳐나고 있다. 양곤 청소년 3명 등 각 지역마다 실종자 접수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양곤에서 이들을 돕는 활동가는 "1명으로 시작한 실종자 신고가 매일 늘어나는 추세"라며 "군인들에게 잡혀간 것으로 추정될 뿐 군 당국이 부인하거나 알려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됐다가 며칠 만에 시신으로 돌아오는 사례도 늘고 있다. 확인된 것만 3명이다. 시위 진압이나 심야 주택가 급습 과정에서 끌려간 이들이다. 구금된 사람들 중에 몇 명이 고문으로 숨졌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군은 가족에게 사망 통보와 시신 인계만 할 뿐 사인은 밝히지 않고 있다.
전날 앤드루스 미얀마 인권특별조사관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숨진 시민이 최소 70명이라고 발표했다. 절반 이상은 25세 이하였다. 체포된 인원도 2,000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러나 실종자 숫자는 언급되지 않았다. 현지 변호사들은 "8일 이후 실종자 신고가 들어오면서 현재 명단을 작성해 생사 및 체포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사라진 청소년의 소재 파악은 정말 어렵다"고 호소했다.
양곤의 한 엄마가 언론에 읍소했다. "경찰서에 가도, 교도소에 가도 제 아들이 없다는 말만 합니다. 그럼 제 아들은 어디 있나요, 제발 생사만이라도 알려주세요." 살인, 체포, 고문 등 이미 지옥으로 변한 미얀마에서 어쩌면 미제로 남을지 모르는 실종자 문제는 또 다른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