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은 그의 교향곡 중에서도 특히 자연주의 색채가 짙은 곡으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시벨리우스의 '전원 교향곡'이라는 별명이 있다. 특히 4악장의 경우 러시아에 대항하는 핀란드의 독립운동과 연관시켜 '독립 교향곡'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1901년 작곡돼 이듬해 시벨리우스가 직접 지휘했다. 북구의 민요풍 선율을 기본으로 하되 작곡가의 개성이 결합돼 있다.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이 곡을 연주하는 춘천시립교향악단과 이종진 지휘자도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의 지역색에 주목했다. 교향곡 2번의 전원적인 특색이 오케스트라가 연고한 춘천과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만 작곡가의 모국인 핀란드가 아니라 이 곡이 쓰인 장소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지휘자는 "시벨리우스는 교향곡 2번을 이탈리아의 라팔로라는 도시에서 썼는데, 아름다운 산과 바다로 유명한 관광지"라며 "춘천도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산과 호수 덕분에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손꼽히는 만큼 작품 배경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교향곡 2번의 조성(D 장조)도 선곡의 배경이 됐다. 주로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곡들에서 쓰인다. 행진곡이 많다. 이 지휘자는 "지난해부터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국민들이 모두 고생하고 계시는데, 역경을 딛고 힘차게 일어나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이 지휘자가 춘천시향과 음악적 성장을 이룬 것에 대한 성공을 축하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 곡은 따뜻한 봄을 표현하는 1악장으로 시작한다. 1악장의 주제가 작품 곳곳에 등장한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악장이 없지만, 이 지휘자는 "교향곡 2번은 베토벤과 브람스에 이어 고전주의 교향곡 양식이 계승되는 듯하다"며 "베토벤 음악이 '고난 끝 승리'의 메시지를 담고 있듯 이 곡에서도 4악장이 그런 의미를 잘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