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남성 고용률이 20년 만에 70% 아래로 떨어졌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해 친구 관계 만족도가 낮아졌으며, 국민 절반 이상은 신종질병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2020'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소득·건강·환경 등 11개 영역 71개 지표 가운데 18개는 2020년 수치를 담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삶의 질 변화를 보여준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영역은 역시 고용이었다. 지난해 고용률은 60.1%로 1년 사이 0.8%포인트 하락했다. 남녀 모두 전년 대비 고용률이 낮아졌는데, 남성의 경우 지난해 69.8%로 2000년 이후 20년 만에 70%를 밑돌았다. 실업률은 0.2%포인트 상승한 4.0%로 집계됐다.
학교생활에서도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 중·고등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는 지난해 59.3%로 2010년(43.1%)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교우관계 만족도는 2018년 76.6%에서 지난해 73.3%로 3.3%포인트 떨어졌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 거리두기 등으로 친구들과 원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없었던 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안전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사회 전반에 있어선 '안전하다'는 응답이 31.8%로 2018년(20.5%)에 비해 개선됐다. 하지만 신종질병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2018년 42.8%에서 지난해 52.9%로 10.1%포인트 상승했다. 신종질병보다 '불안' 응답 비율이 높은 항목은 개인정보 유출(54.7%)이 유일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삶의 질 변화를 보여주는 다른 지표도 다수 담겼다. 정부를 포함한 공공부문 부패 수준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부패인식지수는 2019년 5.9점으로 1년 사이 0.2점 올랐다. 부패인식지수는 10점 만점에 점수가 높을수록 청렴도가 높음을 뜻하는데, 한국은 180개 국가 중 39위였다. 또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19년 기준 아동 인구 10만 명당 380.9건으로 2018년 대비 80여 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