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범여권 후보 단일화 방안에 합의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을 "컨벤션 효과"라고 평가절하하며 "공직자 마인드가 없는 정치 검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10일 KBS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윤 전 총장과 국정감사에서 엄청나게 부딪혔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개혁, 사법개혁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검찰에 민폐를 끼쳐 왔던 검찰총장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사퇴 이후 동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일설에 의하면 '김진애의 국회의원직 사퇴가 부러워서 윤석열도 사퇴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운을 뗀 뒤 "나는 사퇴하고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은 상당히 올랐는데 반짝 컨벤션 효과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박 전 장관과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해 2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고 8일 국회의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공직자 마인드가 없는 사람이고 지금까지 해 온 것은 가족과 측근을 보호하거나 문재인 정부의 흠만 파헤치는 정치 검찰이었다"며 "바로 전까지 칼을 휘두르던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자신의 의원직 사퇴에 대해 진행자가 "배수의 진을 쳤다"고 표현하자 "어디 더 갈 데가 있는 것처럼 배수의 진을 쳤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냥 물속에서 육지를 향해 헤엄을 열심히 치고 있는 상태"라며 절박함을 강조했다.
전날 김 후보와 박 전 장관은 '스탠딩 토론'을 비롯한 단일화 방안에 합의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스탠딩 토론에 대해 "(지난해 미국 대선의) 트럼프·바이든처럼 외국에서는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못 했다"며 "여성 후보가 들어 있는 범여권에서는 정체성과 리더십, 공약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이것 하나만은 관철시켰다"고 설명했다.
도시전문가인 김 후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와 관련해서는 "일벌백계하는 정도를 넘어 1급 이상 의무화된 공직자 재산신고를 4급 이상으로 확대하고, '부동산거래신고제'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LH 사태 파문 확산으로 일부에서 제기된 3기 신도시 취소 주장에 대해서는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