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손빈의 인터뷰를 미국에서 무려 1,71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실 여부를 떠나 ‘흥행 보증수표’가 될 거란 예상은 정확히 맞아 떨어진 셈이다.
8일(현지시간) 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올해 황금시간대 방영된 예능 특집 프로그램 중 해리ㆍ메건 인터뷰의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다. 왕손 부부의 인터뷰는 전날 CBS방송에서 오후 8시(동부시간 기준)부터 2시간 동안 방영됐다. CBS 간판 프로그램인 ‘60분’이 끝난 직후다. 평소에도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다. 왕손 부부와 친분이 두터운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고 그가 운영하는 제작사 하포프로덕션이 제작했다.
CBS는 이날 인터뷰 방송이 지난해 2월 영화 ‘기생충’에 작품상을 안긴 아카데미영화시상식 생중계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를 모았다고 밝혔다. 또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송된 프로그램 가운데 미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경기를 제외하고 1년 안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으로도 기록됐다. CBS는 인터뷰 방영권료로 700만~900만달러를 제작사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유명 스포츠 경기가 아닌 인터뷰 방송을 그렇게 많은 시청자들이 본 것은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1,700만명 이상의 시청자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에서나 볼 수 있는 숫자”라며 “영국 왕실 가족 이야기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계속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메건은 영국 왕실이 첫아들인 아치의 피부색을 이유로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 타블로이드 매체의 이유 없는 공격에 왕실의 보호를 받지 못했고, 의지할 곳 없는 왕실 생활에 지쳐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해리ㆍ메건 부부는 지난해 1월 영국 왕실과 결별을 선언한 뒤 현재는 미 캘리포니아주(州)에 살고 있다.
방송 이후 주요 매체는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반응이 폭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HarryandMeghanonOprah(해리ㆍ메건ㆍ오프라)’는 전 세계 인기 게시 문구 5위 안에 들었고, 해시태그 ‘#Abolishthemonarchy(군주제 폐지)’도 1만1,200여개나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