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을 또 내줬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통과에 따라 국채금리 추가 상승이 우려되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이어지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미국발 금리상승 여파로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년 만에 처음 2%대로 올라섰다.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15포인트(1.0%) 내린 2,996.1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선을 내준 건 지난달 24일(2,994.98)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코스닥은 2.03% 하락한 904.77로 마감하며 900선을 위태롭게 지켰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00억원, 3,700억원 이상을 내던지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연기금은 이날도 2,7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4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 6일 미국 상원을 통과한 1조9,000억달러(한화 약 2,100조원) 규모 경기부양법안이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을 더 부채질할 거란 우려의 결과로 분석된다. 대규모 유동성이 풀리면 물가와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 강세와 경제 정상화 기대로 코스피가 상승 출발했지만, 부양책 통과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 우려를 빌미로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원화가치 급락도 외국인의 순매도를 부추겼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원 오른 달러당 1,133.2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4일(1,137.7원) 이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원화가 약세를 탈 경우, 외국인은 환차손을 우려해 매도 전략을 취하곤 한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028%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으로 2% 선을 웃돈 것은 2019년 3월 7일(2.005%)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상하이종합과 홍콩 항셍지수 등 중국권 증시 역시 2% 안팎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42% 내리는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내림세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