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국인 미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마스크 착용 거부 움직임도 거세지면서 보건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미시시피주(州)에서는 마스크를 벗어 던진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술집 등 상점을 가득 메웠다. 아이다호주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마스크 화형식'까지 열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시시피주에서는 마스크 의무화 조치 해제 후 첫 주말인 3일 수백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또 전날 북부 아이다호 보이시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항의하는 '마스크 화형식'이 벌어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100여명의 시위대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겠다면서 드럼통에 불을 피워 마스크를 태웠다. 집회에 참여한 부모와 어른들의 독려 속에 아이들은 마스크를 불에 집어던졌고, 일부 아이들은 "마스크를 없애버려"라고 외쳤다.
인구 180만명인 아이다호주는 지금까지 인구의 10분의 1에 육박하는 17만3,000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그중 1,800명이 사망했다. 아이다호주는 주 전체에 마스크 착용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집회가 열린 보이시를 비롯해 12개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봄방학을 맞아 몰려든 비키니 차림의 대학생들로 '지난해의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지난해 봄방학 기간 중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지 않아 코로나19 집단 감염 상황을 맞았던 경험이 있다.
플로리다 지역매체 선센티넬에 따르면 일부 대학이 봄방학을 취소했는데도 이 지역 해변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대학생들로 붐비는 상황이다.
인파로 넘치는 해변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지역 주민 채드 매쿠리는 "지난해 봄방학을 연상시키는 큰 파티 장면 같다"며 "미친 짓"이라고 적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12일부터 열흘 동안 '데이토나 바이크 축제'도 열릴 예정이어서 30만명 이상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일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이 사라지는 텍사스에 대한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높다. 텍사스주는 마스크 의무화 폐지 지역 중 가장 규모가 큰 주다. 인구 2,900만명인 텍사스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4만3,000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섣부른 방역 완화 조치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을 걱정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정체되기는 했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절대 숫자는 여전히 높다. 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자료 등을 인용해 지난주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는 6만여명, 사망자는 1,700여명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