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속리산면에 근무하는 새내기 여성 공무원이 생면부지의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주인공은 최현지(28) 주무관. 8일 보은군에 따르면 최 주무관은 최근 4시간에 걸친 조혈모세포 채취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그는 2013년 대학생 때 백혈병 등 혈액질환 환자들을 위한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했고, 2014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조혈모세포는 골수에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를 만들어내는 모(母)세포다. 이식하려면 조직적합성항원(HLA)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과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기증으로 이어지기가 어려워 수십 년을 기다리는 환자들도 있다.
최 주무관은 지난해 말 HLA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협회 측으로부터 받았다. 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지 7년이 지난 뒤였다. 운 좋게 잡은 기회, 하루라도 빨리 기증해야 한다는 생각에 건강검진을 받고 조혈모세포 촉진제 주사를 맞으며 힘든 준비 과정을 견뎠다.
최 주무관은 "저로 인해 누군가가 새 삶을 얻고,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