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기고 튕기고... 여전한 온라인수업 장애에 교육부 '쩔쩔'

입력
2021.03.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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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중학교는 이번 학기부터 전교생 원격수업을 모두 사설 화상수업 플랫폼인 ‘구글클래스’로 통일했다. 올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라는 시교육청 지침에 따른 것이다. A중학교 교장은 “e학습터나 EBS온라인클래스 접속이 끊기면 그 사이트로 출결처리도 제대로 안 될 것"이라며 “겨울방학 동안 전 교원이 구글 화상회의 방법을 공부했다"고 말했다. 교장은 "그나마 사립학교라 이런 준비라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B공립여고는 개학 둘째 주로 접어든 지금까지도 쌍방향수업이 원활치 못하다. EBS온라인클래스 접속이 쉽지 않다 보니 출석체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부랴부랴 접속이 안 되는 학생들을 위해 다음 주부터는 접속이 안 될 경우 다른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안내하든지, 별도 과제를 내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B여고 교사는 "요즘 ‘공정’이 중요하다는데 학생들 반발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위해 정부가 만든 시스템이 개학 한 주가 지나도록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수업 시작 시간인 오전 9시부터 경기 지역 초등학교, 전남·전북 지역 일부 학교의 e학습터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접속 지연 현상은 오전 9시 25분쯤 아주 심해졌다가 오전 10시 30분이 지나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이날만이 아니다. 개학 첫날인 지난 2일에도 e학습터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3, 4일에도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접속 지연과 학생 초대 링크 발송 기능 오류가 나타났다.

원격수업 이후 학습 격차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를 구축하는 등 원격수업 공공 플랫폼의 기능을 고도화했다. 하지만 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프로그램이 아직 안정화되지 못한 데 따른 오류라고 하지만, 지난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주장이 있었음에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한 지역 교사를 기술진과 1대 1로 매칭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연이은 오류에 지난 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EBS 공공 학습 관리시스템 비상상황실을 직접 찾아가 기능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플랫폼 기능 개선 자체는 EBS 등의 일이지만, 여기엔 정부 예산이 투입돼 교육부가 지도·감독한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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