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가기 싫다며 살려달라는 딸… 철저수사 해달라" 청원 등장

입력
2021.03.08 11:36
피해 아동 부모 국민청원 올려
최근 2년간 아동학대 건수 급증


“어린이집 학대 철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 부탁드립니다.”

제주지역 한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아동학대가 이뤄져 경찰이 교사 5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교사와 관계자들을 강하게 처벌해 줄 것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로 보이는 청원인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4살 된 저희 딸이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부터 수시로 폭행을 당한 것이 확인돼 현재 수사 중에 있다”며 “딸이 어느 날부터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하고, 말도 잘 할 줄 모르는 아이가 살려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때 확인하지 못하고 이제야 알게 돼 후회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피해 학부모가 확인할 수 있게 해주시고, 관계자 모두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경찰은 도내 모 어린이집 교사 2명에 대해 상습적으로 아동 10명을 학대한 혐의로 입건하고, 수개월 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다른 교사 3명도 상습적이진 않지만 1~3차례 정도 아동을 학대한 것으로 보고 추가 입건했다. 피해아동도 당초 10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났다.

도내 아동학대 사건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아동학대 판정건수 2017년 344건, 2018년 335건, 2019년 647건, 2020년 536건 등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판정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가 법적 신고의무자를 확대하는 등 신고체계를 강화하면서 아동학대 발견율도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는 도내 아동학대 건수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이달말까지 ‘제주도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 종합계획’을 마련하는 한편 이번 종합계획에 피해아동 보호 중심의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다양한 사전예방 조치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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