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데도 불구하고 7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16명으로 이틀 연속 400명대를 기록하면서 ‘4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통 일요일과 주 초반에는 검사 건수 감소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줄었다가 주 중반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는데, 이런 ‘주말 효과’가 이번엔 사라진 것이다. 방역당국은 4차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검사 역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경증 소아 확진자나 자녀가 있는 성인 확진자는 자택치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 0시 기준 416명을 기록했다. 지난주 내내 300~400명대를 유지해온 걸 감안하면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3~6일엔 코로나19 검사가 하루 6만여건씩 이뤄졌는데, 이날 검사 건수는 4만여건으로 크게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진자 400명대는 심상치 않은 수치다.
방역당국은 이날 수치만으로 향후 유행 양상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보통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에 (확진자 수가) 주말 (검사 감소) 영향을 크게 받긴 하지만, 그간 상황은 유동적이었다”며 “하루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오르내리는 정체 상태가 7주간 계속되고 있어 이를 어떻게 감소세로 전환시킬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봄철 이동량 증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와 백신 접종 시작에 따른 긴장 완화, 변이 바이러스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4차 유행을 우려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수도권 환자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지난달 14~20일에는 전체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 환자가 74%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같은 달 21~27일에 75.2%,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는 79.3%로 증가했다. 수도권에선 지난주 하루 평균 295명의 환자가 발생한 데 비해 비수도권에선 77명에 그쳤다.
비수도권은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했다가 곧 안정화하는 양상을 반복하고 있지만, 3차 유행을 주도한 수도권은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 채 정체되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주요 원인을 ‘인구 밀집도’로 꼽았다. 윤 반장은 “수도권은 워낙 밀집도가 높아 인구가 이동하면 훨씬 많은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며 “3차 유행이 안정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역사회에 감염자가 잠재돼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4차 유행을 막기 위해 방역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23만건인 하루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50만건으로 확대하고, 상황에 맞는 검사법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증상이 없는 사람도 검사 받을 수 있는 임시선별검사소를 확대 운영해 무증상이나 경증 감염자를 조기에 가려내겠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근로 사업장을 비롯한 집단감염 우려 시설에 대해 표본검사도 실시한다.
현재 국내 의료 역량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씩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이를 2,000명 발생에도 환자 치료가 가능하도록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증 환자 긴급치료병사을 추가 확보하고, 중증 환자 전담 간호사 200명을 추가 양성해 총 588명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만 12세 이하 무증상·경증 소아 확진자, 돌봄이 필요한 자녀가 있는 성인 확진자는 자택치료를 허용한다. 자택치료 지침에 따라 격리 생활하도록 조치한다는 의미다.
윤 반장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코로나19와의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방역에 대한 긴장을 풀 시기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