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서 찬송가에 눈물"… 목회자 길 걷는다는 전두환 차남

입력
2021.03.07 11:01
전재용·박상아 부부 극동방송 출연해 밝혀
"치매 아버지도 기뻐해 목사 꼭 되고 싶어"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57)씨가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신학대학원에서 공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7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전씨는 백석대 신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5일 전씨가 부인 박상아씨와 함께 출연한 극동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서 밝히면서 알려졌다.

거액 탈세 혐의로 201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을 확정 판결 받았던 전씨는 벌금 중 38억6,000만원을 내지 않아 노역장 965일(약 2년 8개월) 유치 처분을 받고 원주교도소에서 청소 노역 후 출소했다. 당시 하루 8시간씩 노역으로 하루 일당이 400만원인 셈이 돼 '황제 노역'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전씨는 방송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방에서 문 앞 자리로 배치돼 창살 밖을 멍하게 앉아서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며 "나중에 종교방에 있던 분이 부른 것을 알게 됐고 그 찬송가를 부른 사람이 노래를 너무 못하는데도 눈물이 나고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목회자의 길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부인 박씨는 남편의 신학과정 공부를 처음엔 반대했다며 "누가 봐도 죄인인 저희 같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는 것도 사실 숨기고 싶은 부분인데 사역까지 한다는 것은 하나님 영광을 너무 가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로 남편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굉장히 싸우고 안 된다고 했다. 하나님 생각은 저희 생각과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전씨는 부친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는 치매라서 양치질하고도 기억을 못 하는 상태인데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생각하지 못한 만큼 너무 기뻐했다"며 "아버지는 '네가 목사님이 되면 네가 섬긴 교회를 출석하겠다'고도 해 (목사님이) 꼭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올해 전도사가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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