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얀마 쿠데타 정권과 이들이 소유한 기업을 추가 제재했다. 최근 유혈 진압으로 자국민 38명을 사망케 하는 등 평화로운 쿠데타 항의 시위를 무력으로 탄압하는 데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다. 국제사회의 행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미얀마 국방부, 내무부와 미얀마경제기업(MEC), 미얀마경제지주회사(MEHL) 4곳을 수출규제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MEC와 MEHL은 미얀마 국방부가 소유한 회사로 맥주와 담배부터 통신 부동산 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 기업들이 이들 업체와 거래하려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을 통한 제품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상무부는 또 미 업체들이 군사 목적으로 쓰일 수 있는 물품을 미얀마에 수출할 때 정부의 엄격한 허가를 받도록 하는 수출규제도 가했다. 상무부는 성명에서 “우리는 버마(미얀마) 군부가 수출관리규정(EAR)이 적용되는 많은 품목에 계속 접근해 이익을 얻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도 내비쳤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고강도 제재는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를 실탄으로 진압한 상황에서 나왔다. 유엔은 지난달 1일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에서 군인과 경찰에 살해된 시위대가 최소 54명, 체포ㆍ감금된 이들이 1,700여명에 이른다고 전날 발표했다. 다만 제재 실효성에는 의문도 따른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상무부 차관을 지낸 윌리엄 라인시는 로이터에 “(미국과 미얀마의) 거래규모가 작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군부의 금융 자산을 추적하는 일이 보다 시급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