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기류가 바뀌었다. 그간 윤 총장을 여권을 향한 전방위 공세의 고리로 삼으면서도 '개인 윤석열'과는 거리두기에 나선 기류가 강했지만, 사의 발표 후 대여 투쟁의 '확실한 동지'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윤 총장의 행보와 행선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부른 러브콜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총장 사의 표명 이후 국민의힘은 일제히 윤 총장을 치켜세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헌법정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불의하고 무능한 정권이 공권력의 상징인 검찰총장마저 축출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총장을 향해 "진실은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러브콜도 이어졌다. 주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무법 정권의 연장을 막는 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헌법 가치가 파괴되는 것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윤 총장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당 내 목소리도 여전하다. 최근 윤 총장의 작심 발언들이 사실상 정치인의 행보였던 만큼 시간을 두면서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윤 총장에 대해 "야당 정치인이라 할 수 없다"고 평가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도 "앞으로 윤 총장이 어떻게 행동할 건지 두고 봐야 한다. 사퇴했다는 것만 가지고 급하게 평가를 내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총장이 정치를 하더라도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지 아직 불분명한 데다 당장 접촉하는 모습은 양측 모두에 득이 될 게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라는 틀이 아닌 범보수 야권의 틀에서 영입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의원은 "우리 당 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당에 의미가 없어진다"며 "그 과정에서 윤 총장을 모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