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은 이재갑 "백신과 사망 인과관계 없을 가능성 커"

입력
2021.03.03 18:30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백신 맞아보니 근육통만 조금 있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증 방지 효과 94% 봤다"

3일 경기 고양시 한 요양시설에서 50대 환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가운데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미 작년 독감 때도 겪었던 상황인데 선후관계가 있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방역 당국이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필요하면 부검이나 조사 등을 실시해 인과관계가 추후 밝혀질 텐데 지금 밝혀진 내용만을 보더라도 일단은 기저질환이 악화돼 사망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며 "기본적인 역학 조사는 2, 3일 정도 걸리는데 부검 소견까지 합치면 2주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증 이상 반응에 대해선 "아나필락시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오히려 접종 자체에 무서움이 있는 이들이 일시적으로 실신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가 아닐까 예상한다"고 전했다. 또 "중증 이상 반응에 해당하는 건 보통 입원이 필요한 수준인데 중증이라고 해서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1일 접종한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접종 자체는 아프진 않았고 어제까지 접종 부위가 뻐근한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은 아무 이상 없이 생활하고 있다"며 "근육통만 있고 오히려 젊은 분들이 미열과 피로 등 강한 반응이 나타나는데 이는 면역 반응이 강해서 그런 것"이라고 전했다.


"2분기 이후 하루 몇십만명 단위 접종도 가능할 것"

또 현재와 같은 속도면 2분기로 갔을 때 문제가 없는지를 두고 "의료진 대상의 접종센터에서 접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속도가 그렇게 빠른 건 아니다"라며 "접종센터도 250개 지정이 됐고 위탁 의료 기관들이 1만~2만개가 지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루에 몇십만명 단위의 접종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접종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스코틀랜드에서 현재 114만명이 접종을 했는데 그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49만명이 맞았다"며 "1차 접종 후 4주째까지 나온 결과로는 예방 효과가 85% 정도 되고 입원을 한다든지 중증으로 진행하는 걸 막는 건 아스트라제네카 94%, 화이자 86%여서 적절하게 방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아마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은 65세 이상 접종 허가를 시작했고 독일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도 이번 주 질병관리청 안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자문위원회가 있는데 거기서 논의를 하고 다음 주에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를 통해 65세 이상 접종을 확대할 건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여권과 관련해선 "상호 국가적으로 협의가 되면 그에 따라 국가 간 여행과 관련돼 있는 백신 증명과 같은 부분들은 필요할 수도 있다"며 "다만 백신을 못 맞는 분들이 있기도 하고 현재 접종 대상자들이 다 맞으려면 11월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방역적 측면에서 증명 서류를 발급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산업체나 공사 현장 근로자들에게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이미 나오고 있다"며 "미국은 또 이미 격리 면제를 시행하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백신 효과 자료가 쌓이면 이런 부분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