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밀집시설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 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내외국인 구분 없이 선별검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기복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운영위원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외국인만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할 경우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외국인을 낙인 찍을 우려가 있다"면서 "지역 관련 단체를 통해 적극 홍보하고 그런 단체들을 선별진료소로 활용해 이용자 편의와 불안감 호소에 도움을 주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위원장은 "동두천은 8개 행정동이 있고 면적 40%가 미군기지"라며 "1월 말 기준 동두천시 인구가 9만4,000명이 넘는데 이들 중 주한 미군을 제외한 등록 외국인이 4,000명에 달하고 실제는 이보다 더 많다"면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통해 모임을 갖고 이국 땅에서 향수를 달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단 감염이 하루아침에 많이 나타난 데에는 공장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의 밀집, 커뮤니티들의 지역 간 교류가 원인일 수 있다"며 "지역사회 외국인 커뮤니티들이 방역에서 배제되다 보니 발생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고 위원장은 이어 "남양주나 다른 지역 이주 노동자들 사례에서 보듯 이들은 좁은 숙소에서 밀접해 생활하는 기숙사 환경을 갖고 있고, 이는 방역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고용주들의 이동 통제가 굉장히 심하다"고 꼬집었다.
또 "코로나19 방역 관련 안내 문자는 한글로만 돼 있고 공공 기관을 통한 안내가 있다 할지라도 영어나 중국어 정도"라며 "이주민의 42%가 긴급재난문자 해독이 어렵다고 했고 37%가 국내 코로나19 관련 정보 습득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정보를 이해해서 자가격리를 하고자 해도 현실적으로 기숙사 생활하는 사람들이 따로 숙소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방역 지침을 따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최용덕 동두천시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이번에 확진자가 다수 나온 까닭에는 시에서 선제 검사를 통해 많은 외국인들로 하여금 검사를 받도록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노동자에 대해서는 행정 명령을 발동한다"며 "이들은 무증상 감염이라 큰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법무부에서 불법 외국인 검진 과정에서 신분상 불이익은 없도록 하라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목사님이나 신부님들과 같이 오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언어 문제에 대해서는 "영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 문제는 없는데 본인이 직장 등을 숨기려고 해서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