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성매매를 강요당한 성노예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며 이들을 ‘매춘부’로 규정한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이 실릴 예정이던 국제학술지가 이달 출간을 연기한다. 학계에서 불거진 강한 비판에 대해 램지어 교수가 반론을 내놓을 때까지 발간을 미룰 예정이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에릭 헬런드 법경제학국제리뷰(IRLE) 편집장은 램지어 교수에게 이달 31일까지 학계 지적에 대한 반론을 요청했다. 또 IRLE는 그가 답변할 때까지 학술지 인쇄본 출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이 실릴 IRLE 3월호는 마감 시한인 31일을 넘겨 적어도 4월 이후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학술지가 예정된 출간일을 미루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IRLE가 출간을 연기하면서까지 램지어 교수에게 소명을 요청한 것은 논문의 문제점을 자인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소명 기간을 5주나 준 것도 학계가 지적한 문제점에 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점을 예상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학계에선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증거가 불충분하고 결론 도출 과정에서 기초적 오류를 범했다는 비난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위안부 계약서의 실체가 없을뿐더러 그가 논문에서 주장을 합리화하는 논리로 사용한 ‘게임 이론’에 대해서도 거짓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각종 증언이나 문헌 잘못 인용했다는 질타도 있다.
한편에선 IRLE가 램지어 교수에게 방어 논리를 구상할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논문 철회를 요구하는 학계의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지만 철회 없이 단순 수정 만으로 출간을 강행하겠다는 수순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