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니까 좋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썰렁하기만 했던 전국 초·중·고교 앞이 2일 신학기 첫날을 맞아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학교 보안관이 주는 손소독제를 바른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줄을 선채 입장하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지만, 이날의 등하굣길 학교 앞은 첫날이 가지는 셀렘과 기대감으로 가득찼다.
서울 성북구 한성여중 앞에서 등굣길에 만난 1학년 한모(13)양은 무엇보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다. 한 양은 "코로나19 때문에 입학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학교도 가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며 "중학교 첫 등교를 기념하려고 엄마와 같이 사진도 찍었다"고 말했다.
입학식이 열린 성북구 동신초 앞에선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1학년 학생들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부모님 손을 잡고 학교로 향했다.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종로구 효제초 앞에서 내린 한 학생은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실내화를 품에 안고 정문으로 곧장 뛰어가기도 했다.
개학식을 마치고 나온 종로구 배화여중 김규리(15)양은 "마스크를 계속 쓰고, 쉬는 시간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살펴봐서 방역 수칙은 잘 지켜진 것 같다"며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봤는데 아직은 어색하지만, 그래도 좋다"고 말했다.이날 배화여중에선 건물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비치해 체온을 측정했고, 수시로 손소독을 하도록 했다.
한편의 설렘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한 긴장감과 걱정도 있었다. 학부모들이 자녀 손을 잡고 입학식에 참석했던 예년과 달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교 안 진입은 제한되는가 하면, 서초구 이수초 등에서는 1시간 남짓 입학식이 열리는 동안 학부모들은 학교 밖에서 영상으로 입학식을 시청해야만 했다.
학생들도 교실에서 영상을 통해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을 듣는 등 평소와 다른 어색한 학교 생활을 감수해야만 했다. 자녀를 마중나온 박모(36)씨는 "교실에 들어가기는커녕 입학식도 못보는 걸 보니 코로나19 시국이라는 게 실감난다"고 언급했다.
학부모들은 특히나 어린 자녀를 향한 걱정을 토로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안모(37)씨는 "아이는 엄청 좋아하고 설레서 그런지 간밤에 잠도 설쳤다"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아직 없어진 게 아니라 매일 등교하는 게 엄마 입장에선 걱정이긴 하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들은 하루빨리 학교가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이승민(49)씨는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서 힘들어하다가 학교 가니까 좋아한다"며 "학교가 얼른 정상화돼서 아이들이 수업도 잘 듣고, 마스크를 벗고 운동장에서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유치원생과 초등 1, 2학년, 고교 3학년 학생들은 매일 등교에 나선다. 나머지 학년은 밀집도를 고려해 수도권은 전체 인원의 3분의 1, 비수도권은 3분의 2 원칙 하에 격주 또는 주 2, 3회로 나눠 등교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