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여성 감독 골든글로브 작품상 첫 수상... 넷플릭스는 TV 부문 석권

입력
2021.03.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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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약진 돋보인 제78회 골든글로브


아시아와 흑인, 넷플릭스. 1일(한국시간)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 결과를 압축하는 세 단어다. 아시아계의 약진이 눈부셨고, 흑인의 선전이 돋보였으며 넷플릭스의 위력은 새삼 놀라웠다. 이날 시상식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 동시에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염려로 최소한의 행사 인력만 참여했고, 각 부문 수상자들은 온라인으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골든글로브상 최고 영예인 극영화 작품상은 ‘노매드랜드’가 차지했다. 카라반에서 생활하는 빈곤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중국계 여성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했다. 여성 감독이 이 상을 받기는 처음이다. 아시아계 감독의 첫 수상이기도 하다. 자오 감독은 감독상까지 가져갔다. 자오 감독은 “각자의 인생 어떤 지점에서 이 힘들고도 아름다운 여행을 거쳐 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친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자오 감독은 앤젤리나 졸리와 마동석이 출연하는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연출을 맡고 있기도 하다. ‘노매드랜드’는 4월 25일 열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노매드랜드’는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노매드랜드’의 작품상 수상은 지난해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 등 최근 할리우드에 불고 있는 아시아 열풍을 대변한다. 지난해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중국계 배우 아콰피나가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뮤지컬ㆍ코미디 영화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미나리’의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아시아계 감독이 3개 상을 안았다.


극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은 지난해 8월 43세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채드윅 보즈먼에게 돌아갔다. 보즈먼은 넷플릭스 영화 ‘마레이니, 그녀는 블루스’에서 재능 많은 트럼펫 연주자를 연기했다. 보즈먼의 아내인 테일러 시몬 레드워드는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남편은 신께 감사했을 것이고, 부모에게도 감사했을 것"이라며 "조상들의 보살핌과 희생에 대해서도 감사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우주연상 트로피는 ‘미국 대 빌리 홀리데이’에서 전설적 흑인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를 연기한 가수 겸 배우 안드라 데이가 안았다.

뮤지컬ㆍ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은 ‘보랏2’에 돌아갔다. ‘보랏2’의 사샤 배런 코헨은 뮤지컬ㆍ코미디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퍼펙트 케어’의 로자문드 파이크가 가져갔다. 영화 부문 남녀조연상은 ‘주다스 앤드 블랙 메시아’의 대니얼 칼루야, ‘모리타니안’의 조디 포스터가 각각 차지했다. 장편애니메이션상은 ‘소울’에게 돌아갔다.

TV부문에선 넷플릭스 천하나 다름없었다. 넷플릭스의 ‘더 크라운’은 최우수TV시리즈상과 더불어 TV시리즈 남우주연상(조시 오코너), 여우주연상(에마 코린), 여우조연상(질리언 앤더슨)까지 가져갔다. 오코너와 코린은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를 각각 연기했고, 앤더슨은 대처 전 영국 총리 역할을 맡았다. ‘퀸스 갬빗’은 최우수리미티드시리즈상과 리미티드 시리즈 여우주연상(앤야 테일러-조이)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의 애런 소킨이 영화 시나리오상을 차지하며 골든글로브상 트로피 8개를 챙겼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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