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두 달간 문을 닫은 소상공인ㆍ자영업자에 대해 4차 재난지원금을 최대 650만원 지급한다. 올해 1월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최대 지급액(3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민주당은 3월 중 지급을 목표로 이 같은 내용의 19조5,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2일 국회에 제출한다. 다만 추경안에 포함된 노점상ㆍ대학생 지원을 두고 일부에서 “매표(買票)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어 추경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3차 재난지원금 때 버팀목 자금을 집합금지ㆍ제한ㆍ일반 업종에 각각 300만원ㆍ200만원ㆍ10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번 추경에서) 조금 더 상향하고 구간을 다양화했다”고 밝혔다. 홍 의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피해 정도에 따라 소상공인을 5단계로 세분화해 4차 재난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2월 15일까지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영업하지 못한 사업장엔 500만원을 준다. 1월 18일부터 집합금지가 풀린 업소는 400만원을 받는다. 이밖에 △집합제한 업종(300만원) △영업 제한은 없었지만 코로나19로 매출이 20% 감소한 일반 업종(200만원) △그 외 일반 업종(100만원)으로 차등 지급된다.
여기에 소상공인ㆍ자영업자 대상으로 3개월간 전기료 감면(집합제한 30%ㆍ금지 50%) 조치까지 더해져 60만~150만원이 추가 지급되는 효과가 난다는 게 홍 의장의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상 10평(33㎡) 음식점의 전기료가 12만~15만원 수준”이라며 “40평(132㎡) 매장은 매달 전기료가 100만원을 넘어 재정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규모는 1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1차 재난지원금(14조원) 때보다 6조원 늘어난 규모다. 이 중 4조5,000억원은 기성 예산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5조원은 △국채(빚) 9조9,000억원 △세계잉여금(지난해 예산에서 남은 돈) 2조6,000억원 △한국은행 잉여금 8,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1조7,000억원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공교롭게도 4차 재난지원금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4월 7일) 직전에 지급된다”며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의 잠정 타깃은 노점상ㆍ대학생이다. 민주당은 노점상에게 50만원을 주고, 부모의 실직ㆍ폐업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에게도 특별근로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현 정부는 (자영업자) 링거가 필요한 때 ‘잡탕밥’을 들이밀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노점상이 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상황에서 혈세로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 에는 “세금, 임대료 등을 내고 장사하는 소상공인은 뭐가 되나요?” “세금 내는 자영업자들만 호구네”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대학생 지원 또한 미성년 자녀를 둔 실직ㆍ폐업 가정은 지원에서 배제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은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홍 의장은 “노점상 세금 논쟁은 매우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세금을 냈기에 지원하는 게 아니라, 사회공동체 차원에서 피해가 있고 힘든 분에게 우선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대학생 지원에 대해서도 “어려운 학생이 학업을 계속하도록 도와주는 게 고등교육을 책임지는 국가의 헌법적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코로나19 경기침체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계층이 20대”라며 “고졸 청년의 경우 정부가 이미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기에 대학생 지원이 형평성에 저촉될 여지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