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유행이 억제돼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지만, 3월 들어 새 학기, 봄 나들이 등으로 이동량과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사흘간의 연휴와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전국 주요 관광지와 대형 쇼핑몰 등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며 "따뜻한 봄과 신학기 개학을 맞아 활동량이 증가하는 시점에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도 이날 △제조업 사업장의 집단감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와 봄 나들이에 따른 접촉 증가 △3월 새 학기 등교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주요 코로나19 확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개학·개강 이후 교내에서의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등교수업이 확대되고 대학의 대면수업이 증가하면서 접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교육당국과 함께 학교 내의 공용 공간, 기숙사를 점검하고, 교내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이 이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 측에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각종 모임 등 사람 간 접촉이 많아 감염 위험이 증가하는 활동은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주간(2월 21~27일) 코로나19 국내 발생(지역사회 감염) 환자 수는 하루 평균 370명으로 직전 일주일보다는 18.7%(84.9명) 줄었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에서는 여전히 하루 2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음식점, 요양병원, 교회, 어린이집, 직장(박스 제조업체 등) 등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국내 발생 환자 338명 중 77.5%(262명)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3·1절을 맞아 보수단체 주최로 이날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벌어진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해 8·15 광복절을 기념해 열린 집회에 1만명이 몰리면서 '2차 대유행'의 불씨가 된 전례가 있어서다. 다만 이번에는 법원이 참가 인원을 20~30명으로 제한한 데다 종일 비가 많이 내리면서, 대부분 10명 안팎의 소규모 집회로 진행됐다. 권 1차장은 이날 오전 "가급적 집회를 취소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진행할 경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집회 이후 식사 모임 등은 갖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이날 14건(영국발 11건, 남아공 3건) 추가됐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 133건, 남아공 17건, 브라질 6건의 총 156건이 됐다. 정 본부장은 "최근에는 이들 세 가지 외에도 미국, 일본 등에서 새로운 다양한 변이 발생이 보고돼 국내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