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일평균 26% 급증… '수출 코리아' 기죽였던 수출이 돌아왔다

입력
2021.03.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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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크게 고꾸라졌던 우리나라 수출이 새해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월에는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3일이나 적었음에도 월간 수출액이 9.5% 늘었고, 일평균 수출액은 역대 2월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전체 수출을 견인하고, 석유화학도 오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이런 수출 회복세는 상반기 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조업일수 3일 적었지만… 2월 수출액 9.5% 증가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액이 44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2월 기준 역대 2위 수출 실적이다.

특히 올해는 설 연휴가 2월에 있어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3일 적었음에도 수출액이 늘면서, 총수출액도 4개월 연속 플러스 증가세를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은 1년 전보다 26.4% 급증한 23억달러로, 2017년 10월 이후 4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은 역대 2월 중 1위였다.

한국의 수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주요 15대 품목 중 11개 품목의 수출이 작년보다 증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3.2% 증가한 83억7,000만달러로, 8개월 연속 증가했다. 자동차(47.0%)는 10년 6개월 만에 두 달 연속 4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석유화학(22.4%) 제품도 유가 상승과 글로벌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고, 지난해 4월 이후 30∼60%대의 감소세를 보이던 석유제품(-15.2%)도 수출 감소 폭이 대폭 줄었다. 진단키트 등 바이오헬스(62.5%)와 디스플레이(19.1%) 등 IT 품목도 두 자릿수 증가하며 총수출에 기여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26.5%)ㆍ미국(7.9%)ㆍEU(48.2%) 등 3대 시장 수출이 모두 4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 수입은 13.9% 늘어난 42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수지는 27억1,000만달러로 10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단가 상승 영향... 물량도 회복해야"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상반기 내 이어질 전망이다. 백신 접종 진전에 따라 글로벌 수요 및 교역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상반기 수출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 등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 물량까지 충분히 늘어날지가 완전한 회복의 관건이다. 현재 수출 회복세를 주도하는 건, 물량 증가보다 단가 상승 영향이다. 반도체, 친환경차, 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 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전체 수출액을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수출물량은 10월(-11.%), 11월(-9.8%), 12월(-6.0%), 1월(-14.3%), 2월(-10.7%) 등 여전히 작년 대비 감소세다. 수출 물량까지 회복세를 보여야 명실상부한 수출 회복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세계 경기와 교역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보호 무역주의 확산 등 통상환경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면서 “우리 수출의 미래를 이끌어갈 전략품목을 발굴, 지원하고 수출금융 지원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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