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명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본인 브랜드로 밀고 있는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이 복지 정책을 넘어선 경제 정책이라고 27일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경기도민에게 받았다는 감사 이메일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메일은 장사가 안 돼 폐업을 고민하다가 모든 경기도민 한 명당 10만원씩 지급된 재난지원금이 나오고 난 뒤 식당 매출이 늘어 고맙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지사는 “경기도가 현금으로 선별해 지급했다면 매출이 늘 이유가 없어 이분은 가게 문을 닫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용처와 사용 기간이 제한된 지역 화폐로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면 가계에 대한 보편적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타겟 매출 지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이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복지적 경제정책이라 하는 이유”라고 이 지사는 강조했다.
경제 정책이란 건 이런 논리에서다.
선별 방식으로 하면 식당주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늘지 몰라도, 식당에서 올리는 매출은 늘지 않는다. 하지만 보편 지급을 하면 기대 밖 수입이 생긴 소비자들이 외식을 하는 등 소비를 늘린다. 그러면 식당 매출도 함께 올라가고, 식재료상 등 연관 산업에도 온기가 미치는 등 바람직한 경제 선순환 효과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사용처와 사용기한을 제한하면, 일정 기간 내 식당 등에서 지원금을 다 써버려야 해 이런 매출 증대 효과가 더 확실해진다.
반론도 있다.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에 소비 진작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투입한 예산 대비 소비 진작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가성비’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작년 5월 전국민에게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증대 효과가 30% 안팎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KDI는 100만원을 받은 가구가 실제 소비에 더 쓴 돈을 26만~36만원으로 추정했다. 사용처와 사용기한이 정해져 100만원을 전부 지출한다고 해도, 대신 원래 가구 소득으로 소비했을 돈을 덜 쓰기 때문에 지출 증대 효과가 제한됐다는 것이다. 같은 예산이면 식당주 등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몰아주는 것이 누수가 없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이 지사는 선별ㆍ보편 지급에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하나를 꼽자면 보편 지원이 낫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그는 “여력이 있다면 영업제한 등 국가의 강제조치로 입은 피해에는 지원이 아니라 헌법에 따른 '손실보상'에, 피해가 집중된 곳에 선별지원, 전국민 지역화폐 보편지원 모두 필요하다”면서도 “예산이 제한되어 택일해야 한다면 한 가지 효과만 있는 방법보다는 두 가지 효과가 있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히 더 낫다”고 강조했다. 소득과 매출 증대 효과가 있는 보편 지원이 낫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