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겪어 온 한국과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의점에 접근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한국과 미국 관리를 인용해 양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합의에 접근하고 있으며 새로운 5개년 방위비분담금협정(SMA)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달 초 미국이 일본과의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1년간 연장하기로 한 가운데 한미 간 협상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15일만인 이달 5일 협상을 재개했다. 지난해 3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7차 회의 이후 11개월 만이다. 양측은 당시 2020년 분담금을 2019년 분담금(1조389억원) 대비 13%가량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으나 대폭 인상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다. 주한미군 규모는 2만8,500명에 달한다.
WSJ는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조금 더 무언가를 주장할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양국 관리들은 이번 협상에서 남아있는 의견 차이를 밝히는 것은 거부했다. 이번 새 협정 체결이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노력을 잘 조율하고 집단 방위를 위해 양국과 협력하는 것을 포함해 미국의 다른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협력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날 보도와 관련 미 국무부는 "협상에 전념을 다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미 관영방송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 임박 보도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취재진 질의에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즉답을 피하면서 "미한 동맹은 동북아시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동맹과 공동 방위를 강화하게 될 협성 갱신을 마무리 짓는 데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