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챔피언’을 가리는 여자프로농구(WKBL) 봄 농구가 27일부터 시작된다.
아산 우리은행은 최근 정규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여자농구 ‘디펜딩 챔피언’은 아직까지 청주 KB스타즈다. 챔피언결정정은 2018~19시즌 KB스타즈가 우승을 차지했고, 2019~20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치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2년 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KB스타즈와, 지난 지즌과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여자농구에는 아직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통산 10번째 통합우승을 통해 2018~19시즌 KB스타즈에게 내줬던 ‘왕좌’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챔피언결정전이 없던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우리은행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하고도 챔피언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5년 여름 이후 없었다. 이에 맞서 KB스타즈는 새 역사를 쓰려 한다. 과거 약체로 평가됐던 KB스타즈는 ‘국보급 센터’ 박지수가 들어온 뒤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8~19시즌에는 7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을 저지했다. 지난 시즌도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승부는 어떻게 갈렸을지 모른다.
우리은행과 KB스타즈가 바로 맞붙는 것은 아니다.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이들은 플레이오프 대진표 반대편에 서있다. 3전 2선승제로 치러지는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해야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하지만 이들의 눈은 이미 챔피언결정전을 향해 있다. 2승을 먼저 챙겨, 휴식을 취한 뒤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게 목표다.
승부를 예단하기 힘든 라이벌이지만, 구력이 중요한 단기전에선 KB스타즈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지닌 박지수가 있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MVP와 함께 득점상, 2점 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 등을 휩쓸었다. 그는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해 MVP상을 빛나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강해지는 우리은행도 챔피언 ‘0순위’다. 득점이나 리바운드가 박지수에 집중돼 있는 KB스타즈와 달리 우리은행은 주전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한다. 이번 정규리그에서도 박지현은 베스트 가드와 스틸상을, 김소니아는 베스트 포워드와 MIP를, 김진희는 어시스트상을 차지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했던 박혜진도 상승세다.
인천 신한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반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2대0 업셋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당차게 밝혔다. 신한은행의 김단비도 “우리는 시즌 전 꼴찌 후보로 거론됐지만 당당히 3위에 올랐다. 다시 한 번 일을 내겠다”고 선포했다.
우리은행은 27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KB스타즈는 28일 신한은행을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