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주간 더 연장된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유흥시설과 식당·카페에 대한 영업 제한 등 주요 방역 조치도 지속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의 성공을 위해선 유행 규모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다음달 1~14일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과 바뀌는 내용은 없다.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의 거리두기 단계와 직계 가족 이외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가 유지된다. 전국의 노래방, 유흥시설은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이 허용되고, 수도권의 식당·카페는 오후 10시 이후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여전히 300~400명의 환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어 조금만 방역 강도를 완화시켜 긴장도가 이완돼도 유행이 다시 커질 위험성이 상존한다"며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 조치를 유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우려했던 설 연휴 이후 재확산 양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일주일간(20~26일) 하루 평균 국내 코로나19 환자 수는 374명으로, 직전 주(445명)보다 16% 감소했다. 그러나 수도권만 놓고 보면 전체 환자의 약 75%인 200명 후반대의 환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어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06명으로, 하루 만에 다시 400명대로 올라섰다.
정부는 특히 코로나19의 예방접종 성공을 위해선 유행 규모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오늘부터 시작한 예방접종을 안정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방역 조치 완화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집단면역을 효과적으로 형성하려면 예방접종을 차질없이 시행해야 하는데, 유행이 확산되면 방역 역량이 분산돼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예방접종 시작에 따른 방심,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이동량 증가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의 '복병'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3일(화요일) 전국의 이동량은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5.9% 증가한 3,133만건이었다. 손 반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예방접종을 시작하면서 경계심이 풀어져 환자 수가 증가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상당수의 인구집단이 예방접종으로 면역력을 확보할 때까지 방역수칙 준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자율과 책임'에 방점을 둔 세 번째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 초안을 다음주 중 공개한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현 거리두기 체계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지속가능한'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강제적인 운영 중단이나 영업 제한을 최소화하면서도 방역 효과를 거두는 방안이 새 거리두기 체계의 골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