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24일 국토교통부의 부산 가덕도신공항 반대 보고서에 대해 "꽤 오래 전 일"이라고 했다. '국토부가 더 이상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국토부 직원들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하루만인 25일 확인됐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부 간부급 직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야당 의원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추진 반대 입장이 담긴 보고서를 돌렸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안'의 법사위 전체회의의 처리(25일)를 앞두고 '마지막 반대'를 피력하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다.
특별법 제정안은 이달 19일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했다. '법안이 국토부 소관 상임위에서 의결된 만큼, 당정의 이견은 해소된 것'이라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설명했지만, 국토부는 '반대 입장'을 끝내 굽히지 않은 것이다.
김도읍 의원은 이날 특별법안이 상정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토교통부 직원들은 아직도 '가덕도 신공항은 안 된다'고 보고서를 들고 온 국회를 쫓아다니고, 문재인 대통령은 뒷짐만 지고 갈등만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이날 법사위를 통과했고, 26일 본회의 처리만 남겨뒀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한정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특별법안을 발의한 이후 국토부가 안전성·경제성 등 7가지 항목별로 신공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보고엔는 신공항 총 사업비가 부산시가 추산한 7조 5,000억원을 훨씬 넘는 28조 6,000억원에 이를 수 있으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지반 침하 위험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엔 손명수 국토부 2차관이 참석했다. 변창흠 장관이 문 대통령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데 따른 것이다.
손 2차관이 변 장관의 가덕도 방문에 대해 "애초에 몰랐다"고 답변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 대리로 출석한 분이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답변하느냐"고 질책했다. 윤 의원은 "국토부가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고 반대를 못하고 사실상 반대 의견을 만들어서 돌린다"고 거듭 질책했다.
손 2차관은 '국토부 내 이견'의 존재를 부인했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문건을 들고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가덕 신공항은 안된다고 하고 있느냐'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 질의에 손 2차관은 "지금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손 2차관은 문제의 반대 보고서에 대해서는 "부산시가 당초에 검토했던 안에 대해 문제점을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야 합의로 의결된 법안이 국회에서 제정되면, 주무부처로서 당연히 집행의 책임이 생긴다. 그러면 저희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