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해 당당하게 최우수선수상(MVP)을 받는 선수가 되겠다.”
청주 KB스타즈 박지수가 역대 두 번째 비우승팀 정규리그 MVP를 비롯해 7개의 트로피를 독식하며 명실 공히 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 최고 선수에 등극했다.
박지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개인 통산 2번째로 MVP를 수상했다. 소속팀인 KB스타즈가 아산 우리은행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기자단 투표에서 108표 중 76표의 몰표를 받아 24표에 그친 김소니아(아산 우리은행)를 여유있게 제쳤다. 1위가 아닌 팀에서 MVP가 나온 사례는 2011~12시즌 2위 팀이었던 구리 KDB생명 신정자에 이어 두 번째다.
박지수는 2018~19시즌 KB스타즈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면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역대 최연소이자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된 바 있다. 각종 수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박지수는 “MVP가 욕심이 났지만 우승을 못 해서 못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최소 10년 정도 선수 생활을 더 할 것 같은데, 10번은 더 MVP를 받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어 “우리 팀 다른 선수들이 너무 잘했고, 특히 (김)민정 언니가 늘 궂은 일만 하다가 득점, 수비 모두 잘해줬다”고 공을 돌리면서 “조금 더 잘해 우승으로 보답했어야 했는데 너무 죄송하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 플레이오프를 2승으로 마무리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해 당당하게 MVP를 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했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른 이번 시즌 압도적인 기량을 보였다. 30경기에 출전해 평균 33분 57초를 뛰며 평균 22.3득점 15.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평균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2.5개), 2점 야투성공률(58.3%) 등 4개 부문 1위였고, 여자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출전한 전 경기 더블더블 기록까지 썼다. 지난 시즌 막판 3경기를 포함하면 33경기 연속 더블더블이다.
개인 통산 3번째로 윤덕주상(최고 공헌도)도 수상했다. 또 박지현ㆍ김소니아(우리은행) 신지현(부천 하나원큐) 김단비(인천 신한은행)와 함께 베스트5에도 선정되며 역대 최다인 7관왕을 차지했다. 이날 받은 상금만 1,300만원에 달한다. 박지수는 “6관왕을 했을 때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더 많은 상을 주셔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초ㆍ중ㆍ고교 시절 운동하면서 득점을 특출나게 해본 적이 없었고, 득점상을 받은 적도 없었다. 득점상을 받으면서 좋은 시즌을 보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득점상에 의미를 부여했다.
지도상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개인 통산 8번째 수상으로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또 신인선수상은 만장일치로 하나원큐 포워드 강유림이 받았고, △3득점상 강이슬(하나원큐)ㆍ김영옥(KB스타즈) △기량발전상 김소니아 △식스우먼상 구슬(부산 BNK) △모범선수상 이경은(신한은행) △우수 수비선수상 김단비(신한은행) △3점 야투상(성공률) 한채진(신한은행) △자유투상 강아정(KB스타즈) △어시스트상 김진희(우리은행) △스틸상 박지현(우리은행) 등이 가져갔다.
한편 시상식에 이어 열린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위성우 감독은 “상대 배혜윤, 김한별의 활동량을 어떻게 줄이느냐에 집중하겠다”고 전략을 공개했고,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은 “(상대가) 활동량이 워낙 많고 큰 약점이 없는 팀이지만, 우리만의 방법으로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정규리그 우승팀 우리은행과 4위 삼성생명은 27일부터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3위 신한은행과 28일부터 맞붙는 KB스타즈 감독은 “1차전부터 잡고 빨리 챔프전에 진출하겠다”고 했고,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상대는 박지수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이 많은 만큼 그 부분을 봉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4팀 중 승리한 2개 팀이 다음 달 7일부터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