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23일 공개하면서 글로벌 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동급 모델 '테슬라 모델Y'와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제원과 성능, 가격 등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가격 면에선 아이오닉5가, 성능 면에선 모델Y가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전장(길이) 4,635㎜, 전폭(너비) 1,890㎜, 전고(높이) 1,605㎜,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 3,000㎜ 등의 제원을 갖췄다. 전장의 경우 아이오닉5는 현대차 준중형 SUV인 투싼(4,410㎜)보다 225㎜밖에 길어지지 않았지만, 축거는 투싼(2,640㎜)보다 무려 360㎜나 커졌다. 안락함을 제공하는 실내공간이 대폭 확대됐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아이오닉5의 이런 장점은 모델Y와 비교해서도 유지된다. 외관은 모델Y가 아이오닉5보다 크다. 모델Y는 전장 4,751㎜, 전폭 1,921㎜,, 전고 1,624㎜ 모두 아이오닉5에 앞선다. 다만 실내공간의 크기를 의미하는 축거는 모델Y가 2,890㎜로, 아이오닉5(3,000㎜)보다 오히려 작다. 소비자에게 패밀리카로써 실내공간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점에서 볼때, 아이오닉5가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도 아이오닉5가 모델Y에 앞선다. 현대차는 이날 아이오닉5의 가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판매 트림인 익스클루시브와 프레스티지의 가격이 5,000만원 초·중반대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이보다 가격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모델Y는 스탠다드 5,999만원, 롱레인지 6,999만원, 퍼포먼스 7,999만원 수준으로 아이오닉5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테슬라는 이 중 최근 스탠다드 트림의 판매를 중단했다. 마진율 낮은 스탠다드 트림에 주문이 몰리자 판매를 잠시 중단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테슬라가 지난 22일 “일시 중단일지, 앞으로도 계속 구매하지 못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아이오닉5 모델로 고객 수요가 더 몰릴 가능성이 있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등에선 모델Y가 우위를 점한다. 현대차는 이날 아이오닉5의 제로백이 5.2초(롱레인지 모델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10~430㎞라고 밝혔다.
반면 모델Y는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의 경우 3.7초, 최하위 트림인 스탠다드에서도 5.6초에 달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11㎞(롱레인지 모델 기준)로 아이오닉5를 크게 앞선다.
현대차는 이날 아이오닉5의 연비는 국내 인증절차가 끝나지 않아 공개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모델Y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모델Y 연비는 4.8~5.4㎞/㎾h로 국내 인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