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해 일본의 출생아 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출산이 겹치면서 올해는 처음으로 80만명대가 붕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망자 수는 오히려 11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0년도 인구동태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2.9% 감소한 87만2,683명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899년 이후 역대 최저치이자 5년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인구동태통계 속보치에는 일본 거주 외국인과 외국 주재 일본인이 포함돼 있다. 향후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만으로 한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거주 일본인으로 한정한 2019년 출생아 수는 86만5,239명으로,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85만명 이하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혼인 건수 감소 및 출산 기피 현상과 맞물려 있다. 재택근무 보급과 외출 감소 등으로 남녀 간 만남의 기회가 줄었고 경제 침체에 따른 고용 불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하더라도 출산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혼인 건수는 지난해 53만7,583쌍으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1945년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1950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아직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해 80만명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는 민간 연구소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에선 2019년 90만명대가 붕괴된 후 2년 만에 80만명대가 붕괴되는 것이다. 2017년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연간 출생아 수가 80만명이 붕괴되는 시점을 2030년으로 전망했으나 9년이나 앞당겨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한국에선 지난해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30만명대가 무너지면서 역대 최저치인 27만5,815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망자 수는 예년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사망자는 전년 대비 0.7%(9,373명) 줄어든 138만4,544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사망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사망자 수가 감소한 이유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엔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사망자가 연간 1만7,000명~3만명 정도로 증가하던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9월에는 폐렴이나 독감 등 호흡기 계통 질환 사망자가 전년 동기 대비 1만6,387명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