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이탈리아 대사 등 3명 무장세력 공격에 사망

입력
2021.02.22 23:13
유엔평화유지군 호송차량 피습, 3명 사망·2명 부상
반군단체 본거지… 지난해 민간인 2,000명 사망

콩고민주공화국 주재 이탈리아 대사가 22일(현지시간) 신원을 알 수 없는 무장세력에게 피습당해 사망했다고 이탈리아 외무부가 밝혔다.

로이터 ·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 즈음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접경도시 고마 인근에서 유엔평화유지군 호송차량이 매복하고 있던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차량에 타고 있던 루카 아타나시오 이탈리아 대사와 헌병, 현지 운전기사 등 3명이 숨졌다. 무장세력은 이들을 납치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유엔은 희생자들이 세계식량계획(WFP)이 운영하는 학교 급식소를 방문하던 길이었다고 밝혔다. 차량 안에는 5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희생자 3명 외 다른 유엔군 대원도 부상을 당해 유엔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지 시민단체 관계자는 “2018년에도 영국인 2명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던 지역”이라며 “상황이 매우 긴박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희생자와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의 정황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끝까지 배후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외무부에 따르면 사망한 아타나시오 대사는 2017년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 공관장으로 부임했고 2019년 대사로 임명됐다. 조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도 EU 외교장관들에게 이 사건을 긴급히 알리고 이탈리아와 유엔에 조의를 전했다.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지역은 반군단체들의 본거지다. 광물 자원이 풍부해 이를 차지하려는 세력 간 무력 충돌이 끊이지 않는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이 지역에서 민간인 2,000명 이상이 무장세력의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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