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차별 사이…'백신 여권'은 백신 접종 촉진제 될까

입력
2021.02.23 10:00
전 세계 백신 접종 2억회 넘어...백신 여권 속속 도입
'그린 카드'·'스마트 옐로 카드' 등 디지털 방식 선호
경제 활성화 등 장점 있지만 차별 논란도 거세져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억회를 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 여권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백신 여권이라는 게 뭘까요? 기존 여권도 쓰지 못하고 있는데 새 여권이라니요? 도대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전 세계 인구 2.58% 백신 접종 맞아


우선 전 세계적으로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0일(현지시간)까지 집계된 결과 총 2억484만회가 실시됐습니다. 전 세계 인구가 약 78억명인 점, 그리고 얀센을 비롯한 일부 백신을 제외하고 대부분 2회씩 맞아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2.58%가 접종을 받았다는 통계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6,129만회 접종으로 가장 많고요. 인구 대비 접종률은 18.5%입니다. 중국이 4,052만회, 유럽연합(EU) 27개 나라가 2,609만회, 영국 1,785만회, 이스라엘 713만회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국민 930만명 중 49%가 백신을 한 번 이상 접종했는데요.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260만명으로, 국민의 31%입니다. 백신 접종자의 발열과 호흡 문제 예방률은 98%이고, 입원 및 사망 예방률은 98.9%입니다.

다만 백신을 불신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달 5일 타임지는 퓨리서치센터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하더라도 백신을 접종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을 보도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세계경제포럼(WEF)이 공동으로 지난달 주요 15개 나라에서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했는데, 54%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백신 맞은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다?

이렇게 백신 접종이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을 망설이거나 걱정하는 분위기가 여전하자 20일 이스라엘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그린패스' 일명 백신 여권을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21일부터 이스라엘은 체육관·수영장·호텔 등 일부 문화시설을 조건부 개방했는데요. 바로 그린패스를 가진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 전 2차 접종을 완료한 250만명과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70만명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리스 말고도 몇몇 나라에서는 현재 그린패스와 비슷한 백신 여권 도입 작업이 진행 중인데요.

그리스는 EU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예방접종 증명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고요. 에스토니아와 유엔보건기구는 '스마트 옐로카드'로 알려진 전자 백신 인증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디지털 백신 여권을 개발하고 있고요. 스페인은 EU와 공유할 백신 거부자 데이터베이스(DB)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호주 항공사인 콴타스는 여행자들이 항공편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결국 백신 접종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백신 여권이 생기고 이용이 활발해지면 이동의 자유나 경제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희망 담긴 예상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은 키프로스와 백신 접종 증명서를 지닌 두 나라 국민이 마음껏 왕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주 그리스와도 비슷한 합의를 했다고 해요. 현재 지중해 국가들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장애, 임신 등 이유로 백신 못 맞는 이들에 차별

그러나 이 같은 흐름에는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가령 장애, 임신, 종교적 이유 등으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동의 자유 등이 제한된다는 거죠. 세계여행관광위원회는 "해외 여행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백신 중심의 계획보다는 음성 검사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고요.

영국의 고용전문 변호사인 엘라 본드는 "백신 여권은 불공평한 해고와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요양원 직원이나 업무적으로 해외 여행을 필요로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백신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고용 차별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