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해마다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이 3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22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현대중공업도 포함돼 있다. 한편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했던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다시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21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5년 연속 산재 사망자 발생 사업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매년 산재 사망자(산재 승인연도 기준)를 낸 사업장은 38곳으로 집계됐다. 업무상 사고 사망자와 질병 사망자를 합한 수치로,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자만 1,269명에 달했다.
국회 환노위의 산재 청문회 대상인 9개 증인 기업 중 한 곳인 현대중공업도 해당됐다. 현대중공업에서는 2016년 5명, 2017년 2명, 2018년 3명, 2019년 3명, 2020년(1~9월) 3명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했다. 5년 연속 산재 사망자가 가장 많은 사업장은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158명)였다.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117명), 동원 사북광업소(97명)이 뒤를 이었다.
또 다른 청문회 증인 기업 중 하나인 포스코는 2018년부터 3년 연속 산재 사망자를 냈다. 포스코는 특히 최근 대형 산재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정치권의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8일에도 포스코 연료부두 내에서 컨베이어벨트 롤러 교체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A(35)씨가 철광석을 붓는 언로더(하역기)가 갑자기 작동하면서 기기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 노조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현장에서 협착, 추락, 폭발 등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A씨를 포함해 15명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포항·광양 제철소가 설립된지 30년이 넘어가면서 노후화 한 설비로 인한 산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설 개선과 설비 점검에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지난 15일 이례적으로 포스코를 언급하며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산업안전과 환경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2일 열리는 국회 산재 청문회에는 최근 2년간 산재가 가장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가 증인으로 나온다. 포스코, 포스코건설,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GS건설, 현대건설,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9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다. 당초 불참을 통보했던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출석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허리 지병이 있어 철강부문장인 장인화 사장의 대신 출석 여부를 환노위에 질의했던 것"이라며 "환노위에서 이를 불출석 사유로 인정하지 않아 최 회장이 예정대로 출석한다"고 설명했다.